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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 속용과 양수인의 책임 — 밀린 대금은 누구에게 청구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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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41회 작성일 26-08-09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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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요약>



- 상법 제42조 제1항은 영업을 양수한 사람이 양도인의 상호를 계속 사용하는 경우, 양도 전에 발생한 영업상 채무에 대해서도 변제책임을 지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 책임이 인정되려면 ① 영업양도가 있을 것, ② 상호(또는 옥호·영업표지)의 속용이 있을 것이라는 두 요건이 모두 충족되어야 합니다.

- 상호가 완전히 같지 않아도 주요 부분이 공통되면 속용으로 볼 수 있고, 상호가 아닌 간판·영업표지를 그대로 쓰는 경우에도 유추적용될 수 있습니다.

- 다만 영업임대차나 단순한 위탁운영에는 그대로 유추적용되지 않으므로, 계약 내용을 잘 검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 상호는 이름이 아니라 신용의 표지입니다



상호는 쉽게 말해 간판입니다. 상점의 이름, 회사의 이름, 호텔의 이름이 모두 상호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오랜 기간 특정 상호를 사용하는 상대방과 거래해 온 사람에게 그 상호는 단순한 명칭이 아닙니다. 그동안 쌓인 신용과 평판, 거래 이력 전부를 담은 일종의 얼굴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호텔'과 계약을 체결하였다면, 계약 장소에 나온 사람이 누구인지보다 결국 그 호텔과 계약을 맺는 것인지가 관심사가 됩니다. 문제는 계약 이후 그 영업을 운영하는 주체가 바뀌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입니다. 이때 계약의 이행이나 미지급 대금은 종전 운영 주체에게 청구하여야 할까요, 아니면 새로운 주체에게도 청구할 수 있을까요?





2. 수분양호텔의 위탁운영사 교체와 미지급 용역비



수분양호텔은 객실의 소유자가 별도로 존재하고, 호텔 자체는 위탁운영사가 운영하는 호텔을 말합니다. 위탁운영사는 객실 소유자들과 개별적으로 위탁운영계약을 체결한 뒤 호텔을 운영하고, 수익금은 소유자와 운영사 사이에서 일정한 비율로 분배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운영 실적이 부진하여 분배할 수익금이 충분히 발생하지 않으면 소유자와 운영사 사이에 분쟁이 생기고, 운영사가 교체되는 사례도 드물지 않습니다.



수분양호텔 역시 호텔인 이상 운영에 필요한 각종 채무가 발생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객실 관리 용역입니다. 위탁운영사는 규모가 크지 않은 주식회사인 경우가 많아 객실 청소와 정비를 별도 용역업체에 맡기는 구조를 취합니다. 용역업체는 객실 관리 인력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있으므로, 매월 호텔로부터 용역비를 지급받아 이들에게 임금을 지급합니다. 따라서 호텔이 용역비를 제때 지급하지 않으면 임금 체불로 곧바로 이어집니다.



여기서 운영사가 교체되면 문제가 발생합니다. 특히 새로운 운영사가 종전 운영사와 유사한 상호를 사용하고, 종전 운영사가 체결하였던 객실 소유자들과 동일한 내용의 계약을 그대로 체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 용역업체는 새로운 운영사에 대하여 미지급 용역비를 청구할 수 있을까요?





3. 상호를 속용하는 양수인의 책임



상법 제42조 제1항은 "영업양수인이 양도인의 상호를 계속 사용하는 경우에는 양도인의 영업으로 인한 제3자의 채권에 대하여 양수인도 변제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상호 속용에 의한 양수인의 책임'이라고 부릅니다.



대법원은 이 규정의 취지에 관하여, 채무자의 영업상 신용은 대체로 그 영업재산에 의하여 실질적으로 담보되는데, 채무가 승계되지 않았음에도 상호가 계속 사용됨으로써 영업양도 사실 또는 채무가 승계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외부적으로 판명되기 어려워 채권자가 채권 추구의 기회를 상실하게 되는 경우, 양수인에게도 변제책임을 지우기 위한 규정이라고 판시하고 있습니다(대법원 1989. 12. 26. 선고 88다카10128 판결, 대법원 1998. 4. 14. 선고 96다8826 판결 등).



즉 이 책임은 실제로 채무를 인수하였기 때문에 발생하는 계약상 책임이 아니라, 외관을 신뢰한 채권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정책임입니다. 양수도계약서에 "종전 채무는 인수하지 않는다"고 기재되어 있더라도 그것만으로 면책되지 않는다는 중요합니다.





4. 첫 번째 요건, 영업양도가 있어야 합니다.



판례는 영업양도를 "일정한 영업목적에 의하여 조직화된 인적·물적 조직을 그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일체로서 이전하는 것"으로 파악합니다. 그리고 그 판단 기준에 관하여, 영업양도가 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는 양수인이 유기적으로 조직화된 수익의 원천으로서의 기능적 재산을 이전받아 양도인이 하던 것과 같은 영업적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대법원 1997. 11. 25. 선고 97다35085 판결, 대법원 1998. 4. 14. 선고 96다8826 판결, 대법원 2010. 9. 30. 선고 2010다35138 판결 등).



여기서 '기능적 재산'이란 영업을 구성하는 유형·무형의 재산과 경제적 가치를 갖는 사실관계가 서로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수익의 원천으로 기능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따라서 거래처, 재고, 설비, 인력, 영업 노하우 등 해당 영업의 수행에 중요하고 필수적인 요소들이 승계되어 실질적으로 동일한 영업이 계속되고 있는지가 핵심이며, 계약서에 '영업양도'라는 표현이 반드시 기재되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영업재산 전부를 이전하였더라도 조직을 해체하여 개별 재산으로 넘겼다면 영업양도로 보기 어렵습니다.







5. 두 번째 요건, 상호의 속용이 있어야 합니다.



두 번째 요건은 유사한 상호가 계속 사용되고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완전히 동일한 상호일 필요는 없고, 상호의 주요 부분이 공통되는지에 따라 판단합니다. 예를들어 판례는 '주식회사 파주레미콘'과 '파주콘크리트 주식회사'가 주요 부분에서 공통된다고 보아 상호 속용을 인정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1998. 4. 14. 선고 96다8826 판결).



어느 부분이 상호의 핵심인지에 대한 판단은 추상적일 수밖에 없으므로, 결국 영업양도가 이루어진 경위와 채권자 보호의 필요성이 함께 고려됩니다. 채권자가 종전 영업주체와 새로운 영업주체를 혼동할 가능성이 있었는지, 채무 이행을 의도적으로 회피하려는 정황이 있었는지가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됩니다.



그런데 실무에서는 법인의 상호는 달라졌는데 영업장 명칭만 그대로인 사례가 더 많습니다. 대법원은 양수인이 속용하는 명칭이 상호 자체가 아니라 옥호(屋號) 또는 영업표지인 때에도, 그것이 영업주체를 나타내는 것으로 사용되는 경우에는 채권자가 영업주체의 교체나 채무승계 여부를 쉽게 알 수 없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상호 속용과 다를 바 없으므로, 양수인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법 제42조 제1항의 유추적용에 의하여 그 채무를 부담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대법원 2010. 9. 30. 선고 2010다35138 판결). 이 사건은 교육시설의 영업을 양수한 뒤 '○○종합예술원'이라는 명칭을 그대로 사용한 사안이었습니다.



호텔·병원·학원·음식점과 같이 영업장 명칭이 곧 영업주체로 인식되는 업종에서는 옥호나 영업표지의 속용 여부가 더욱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6. 영업임대차 혹은 위탁운영과는 구별해야 합니다.



반면 대법원은 영업임대차의 경우에는 상법 제42조 제1항을 그대로 유추적용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대법원 2016. 8. 24. 선고 2014다9212 판결, 대법원 2017. 4. 7. 선고 2016다47737 판결). 영업임대차에는 상법 제42조 제1항과 같은 명문 규정이 없고, 신용의 실질적 담보 기능을 하는 영업재산의 소유권이 재고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모두 임대인에게 유보되어 있어 임차인에게 임대인의 채무까지 부담시키면서 임대인의 채권자를 보호할 필요가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이 판시는 수분양호텔 사안에서 특히 중요합니다. 운영 주체의 교체가 영업의 '양도'인지, 아니면 소유자들과의 위탁운영계약이 새로 체결된 것에 불과한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기 때문이며, 실제로 소송을 진행하다보면 이 부분에서 쌍방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게 됩니다.







7. 채권자가 채무 불인수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경우



영업양수 당시 채권자가 자신의 채권에 대한 채무가 인수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면, 보호할 외관 신뢰가 없으므로 상호 속용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대법원 1989. 12. 26. 선고 88다카10128 판결). 다만 그러한 악의를 증명할 책임은 양수인에게 있으므로(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7다17123, 17130 판결), 현실적으로 채권자의 악의가 입증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또한 채권자가 영업양수도 당시에는 채무 불인수 사실을 몰랐다가 몇 개월 뒤에 이를 알게 되었더라도, 이미 발생한 양수인의 변제책임이 사후적으로 소멸하지는 않습니다(대법원 2022. 4. 28. 선고 2021다305659 판결). '영업이 양도된 사실'을 알았다는 것만으로는 책임이 배제되지 않는다는 점도 유의하여야 합니다.







8. 영업양수인의 책임의 성질



대법원은 상호 속용 영업양수인의 책임이 법정책임이며, 양도인의 채무와 부진정연대채무 관계에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 결과 양도인에 대한 확정판결 등으로 소멸시효 기간이 연장되었더라도 그 효과는 상호 속용 영업양수인에게 미치지 않습니다(대법원 2023. 12. 7. 선고 2020다225138 판결). 그러므로 양도인을 상대로 승소판결을 받아 두었다고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한편 상법 제45조는 양수인이 제42조 제1항 또는 제44조에 따라 변제책임을 지는 경우, 양도인의 제3자에 대한 채무는 영업양도 또는 광고 후 2년이 경과하면 소멸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양도인에 대한 권리 행사에는 기간의 제약이 따르는 셈입니다.







9. 양수인의 면책 방법



양수인의 입장에서는 상법 제42조 제2항이 면책 수단이 됩니다. 영업양도를 받은 후 지체 없이 양도인의 채무에 대하여 책임이 없다는 취지를 등기하면 제1항이 적용되지 않고, 양도인과 양수인이 지체 없이 제3자에게 그 뜻을 통지한 경우에는 통지를 받은 제3자에 대하여 같은 효과가 인정됩니다. 반대로 양도인의 채무를 인수하겠다고 광고하였다면 상호를 쓰지 않더라도 변제책임을 집니다(상법 제44조).







10. 다시 수분양 호텔 사례를 보겠습니다.



호텔 영업에서 수익의 원천은 결국 객실과 객실 판매 능력입니다. 따라서 동일한 객실이 그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예약 플랫폼 계정과 예약 데이터·고객 정보가 승계되었는지, 객실 관리 인력과 프런트 인력이 그대로 근무하고 있는지, 집기·비품과 거래처가 이전되었는지가 영업양도 인정의 실질적 판단 기준이 됩니다.



명칭에 관하여는, 법인 상호가 달라졌더라도 호텔 명칭이 그대로이거나 핵심 부분이 유지되고 있다면 옥호 속용 법리에 따라 유추적용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채권자가 자신의 채권 보전을 위하여 어떤 조치를 취하였는지, 종전 호텔과 현재 호텔을 혼동할 가능성이 있었는지, 채무 이행을 고의적으로 회피한 정황이 있는지가 함께 고려됩니다.







11. 결론



거래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면 포기하지 마시고 지급명령 신청을 먼저 검토하시기 바랍니다. 그와 동시에 그 영업을 누군가 양수하지 않았는지 확인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포털에서 검색하였을 때 위치는 동일한데 상호만 유사하게 바뀌어 있다면, 위 법리를 적용하여 양수인에게 청구해 볼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다음 자료를 확보하시는 것이 유용합니다.



-종전·현재 사업자의 법인등기사항전부증명서 및 사업자등록 현황

-영업장 명칭·간판·홈페이지·예약 플랫폼 표기의 변경 전후 자료(캡처와 촬영본)

-근로자 승계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

-종전 운영 주체와 주고받은 계약서, 세금계산서, 미지급 내역

-소 제기 후 사실조회·문서제출명령을 통한 양수도계약서 확보





영업양도와 상호 속용은 두 요건을 모두 충족하여야 하는데, 업종마다 영업에 필수적인 요소가 다르고 상호의 핵심 부분에 대한 판단도 추상적이어서 실제 사안에서 양수인의 책임을 인정받기가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사실관계를 구조적으로 정리하고 승계의 실질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축적한다면 충분히 다투어 볼 수 있는 영역입니다. 거래처 변경이나 운영 주체 교체로 대금을 받지 못하고 계신다면, 시효와 제척기간이 도과하기 전에 법률 전문가와 상의하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계약서에 "종전 채무는 인수하지 않는다"고 적혀 있으면 청구할 수 없나요?

아닙니다. 상법 제42조 제1항의 책임은 채무 인수 여부와 무관한 법정책임이므로, 그 기재만으로 면책되지 않습니다. 면책을 위해서는 상법 제42조 제2항의 등기 또는 통지가 필요합니다.



Q. 상호가 완전히 같아야 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주요 부분이 공통되면 속용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대법원 1998. 4. 14. 선고 96다8826 판결).



Q. 법인 이름은 달라졌고 가게 이름만 같습니다.

영업주체를 나타내는 옥호 또는 영업표지를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에도 상법 제42조 제1항이 유추적용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10. 9. 30. 선고 2010다35138 판결).



Q. 임대만 준 경우에도 책임을 물을 수 있나요?

영업임대차에는 상법 제42조 제1항이 그대로 유추적용되지 않습니다(대법원 2016. 8. 24. 선고 2014다9212 판결). 계약 구조에 대한 정확한 규명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Q. 종전 사업자를 상대로 판결을 받아 두었는데, 새 사업자에게도 그 효력이 미치나요?

아닙니다. 두 채무는 부진정연대채무 관계이므로 양도인에 대한 시효 연장의 효과가 양수인에게 미치지 않습니다(대법원 2023. 12. 7. 선고 2020다225138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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